12월의 월픽: 아이덴티티 커피랩 워터릴리 & 키치 블렌드 구매 후기
안녕하세요 :)
결혼 관련해서 아직 써야할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신혼여행... 몰디브...)
사진 선별할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아 자꾸 미루게 되네요 ㅎ.ㅎ; 본식 스냅도 그렇게 미뤄지고 있는데ㅋㅋ큐ㅠㅠ
블로깅 자체에 요즘 또 나태해져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소한 글감으로 돌아왔습니다. :3
일전에 제가 홈카페용으로 브레빌 878 머신과 니체 그라인더 구입한 글을 썼었는데요,
정작 머신에 대한 후기만 남기고 커피에 대한 후기는 잘 안 남겼었더라구요.
사실 저는 올해 3월부터 꾸준히 안스타님의 언스페셜티 몰을 통해 월픽 원두들을 구입해왔었어요.
오늘은 그에 대한 내용과 2024년 월픽은 아이덴티티커피랩의 원두에 대해 짧게 적어볼게요.
늘 그렇듯 협찬과 제품제공 없이 내돈내산한 찐후기입니다.
브레빌과 니체 그라인더 후기는 아래에 같이 링크해드릴테니 홈카페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주세요. :)
https://violette.tistory.com/257
https://violette.tistory.com/275
Contents
1. 월픽을 이용하는 이유
2. 아이덴티티커피랩 키치 블렌드 후기
1. 월픽을 이용하는 이유
저는 사실 커피 맛을 잘 모르는, 소위 말하는 커알못과 커린이예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센서리도 약하고 맛을 판별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둔감하지 않나 싶어요.
그렇지만 커피를 내릴 때의 향과 커피를 마실 때의 시간들이 좋아서 계속 커피를 찾게 되는 거 같아요.
실제로 반자동커피머신에 대해서 크게 불편함이나 불만도 없구요.
그리고 남편이 워낙 커피를 좋아해서 원두는 매번 꾸준히 구매하고 있어요.
월픽으로 원두를 구매하는 이유는 아직 정착할만큼 너무 만족스러운 원두를 찾지 못한 것도 있고,
기왕 머신을 구비한 김에 다양한 원두들을 접해보고 싶어서예요.
국내 로스터리들을 잘 모르는 저도 월픽을 통해서 점점 한국에 이런 로스터리들도 있구나, 하는 걸 알아갈 수 있어서 좋고 정가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에 각 로스터리의 시그니처 원두를 구매해볼 수 있는 것도 좋더라구요.
다만, 이제 갓 커피를 취미로 시작하신 분들께 드리고 싶은 조언은 아래와 같습니다. :)
본인이 산미를 즐기지 않는다면 언스페셜티 블렌드보다는 각 로스터리의 시그니처 블렌드를 구매하라
(중강배~강배전/미디엄 다크~다크 로스팅)
이탈리아에 가면 차가운 커피는 취급도 하지 않는다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커피인들은 핸드드립을 좀 더 쳐주는 것 같은 느낌이 있더라구요.
잇섭님 유튜브에 출연한 안스타님도 이 좋은 커피를 아이스로 먹는다고? 라는 말씀을 하셨던 것처럼 커피인들은 핫브루를 기본 전제 하에 원두와 커피 맛에 대해 논하시는 느낌이 좀 있었어요.
그리고 대부분 스페셜티 원두들이 라이트 로스팅을 하다보니 일반적인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고소한 커피보다는 산미가 있는 편이 많거든요.
그래서 본인이 산미를 싫어하고 고소한 맛을 선호하시는 편이라면 스페셜티라는 단어에 현혹되지 말고 미디엄 다크 혹은 다크 로스팅의 시그니처 블렌드(가령 모모스커피의 경우 에스쇼콜라 같은 원두, 이번 아이덴티티커피랩의 경우 키치 블렌드)를 구매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카페에 가면 그 카페만의 특별한 시그니처 메뉴를 먹어보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언스페셜티 블렌드는 이 시기가 아니면 구매할 수 없는 일종의 리미티드 에디션이라 처음엔 언스페셜티 블렌드 위주로 구매했었는데 최근엔 생각을 바꿨어요.
무난한 미디엄 다크 로스팅의 시그니처 블렌드 하나와 언스페셜티 블렌드를 구매하거나 그냥 시그니처 블렌드만 구매하기도 합니다.
어차피 저는 에스프레소를 뽑는게 목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크레마가 덜 뽑히고 산미가 강한 미디엄 로스팅 이하의 원두들은 큰 의미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라이트한 로스팅일 수록 그라인더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제게는 맞지 않는 원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스 커피를 즐기고 에스프레소 위주의 커피 생활을 하신다면 미디엄 로스팅까지가 마지노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지금 산미도 싫고 탄맛도 싫어 상태라 아직 어떤 원두에 정착해야할 지 고민이예요.
2. 아이덴티티커피랩 키치 블렌드 후기
그런 와중에 고민하다가 구매하게된 아이덴티티커피랩의 키치 블렌드와 워터릴리입니다.
워터릴리는 제가 요즘 산미 있는 원두를 피하고 있는 터라 살짝 걱정스러웠지만 게이샤가 60%나 들어가있는 블렌드라 고민 끝에 구매하였습니다. (알고도 또 속는 사람ㅋㅋㅋ큐ㅠㅠㅠ)
또 많이 신 커피가 되는게 아닐까 걱정되어서 가장 다크한 로스팅을 하나 더 구매했는데 그게 키치 블렌드였습니다.
패키지도 둘 다 너무 예쁘지 않나요?
보라색 좋아하는데 둘 다 핑크와 퍼플이라 넘 예쁘네요 :)
워터릴리는 언스페셜티 12월 월픽 한정으로 나왔는데 벌써 품절이네요!
실제로 마셔보니 너무 맛있어서 더 구매하고 싶었는데 아쉬워요ㅠㅠㅠ
아이폰이 색감을 조금 이상하게 잡았는데 실제로는 굉장히 밝고 갈색의 건조한 상태의 원두였어요.
그라인더에 무리가 가는 건 아닐까 했는데 무리 없이 잘 갈려나왔고(아마도...), 그라인딩 했을 때의 결과물은 생각보다 산미 없이 깨끗한 느낌이었어요.
제가 아직 미디엄이나 미디엄 라이트의 원두들은 크레마를 쫀득하게 뽑아내질 못하지만 커피 결과물 자체는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
다들 얘기하는 클린컵이 이런걸까 싶은 느낌? 클린컵을 지향하는 다른 로스터리에서 구매한 원두들은 그저 신맛만 났던 거 같은데 워터릴리는 정말 싫지 않은 산뜻함이라 더 사고 싶었는데 벌써 품절이라니 많이 아쉽네요ㅠㅠㅠ
"게이샤"라는 단어의 힘일까요?ㅋㅋㅋ큐ㅠㅠㅠ
역시나 아이폰이 색감을 잘못 잡았지만ㅋㅋㅋㅋ 딱 봐도 훨씬 더 색이 진한 키치입니다.
키치는 윤기가 좌르르한 짙은 갈색의 원두였어요. 기름기 있는 원두를 싫어하신다면 피하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팝콘과 같은 고소함이라고 되어있는데 사실 팝콘까지는 모르겠고... 🙃🙃
다크 로스팅인데도 텁텁한 느낌 없이 깔끔해서 좋았습니다. 🥰
사실 워터릴리는 엄청 실까봐 겁나서 키치부터 뜯었는데 얘는 그라인딩 한 결과물부터 산미가 솔솔 올라오길래 망했다 싶었거든요.
Acidity가 1단계인데도 이런 향이면 Acidity 4단계인 워터릴리는 어떨런지 싶어서ㅠㅠㅠ
결과는 다크 로스팅답게 쫀득한 크레마와 싫지 않은 산미의 깔끔한 커피였습니다.
물처럼 술술 들어가서 이 날 커피 엄청 마시면서 일했던 기억이 나네요 😂😂😂
당분간은 아이덴티티커피랩에 정착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어요.
생각보다 모모스커피의 에스쇼콜라는 저한테 탄맛이 많이 올라오는 거 같더라구요ㅠㅠ
그래서 고민 중이었는데 좋은 대체품이 나타난 것 같아서 대만족이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월픽을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 예셰솔, 시그니쳐 로스터스, 뉴웨이브, YM 커피 프로젝트, 빈브라더스, 말릭, 블랙업, 모모스커피 등 많은 커피 로스터리들의 원두를 맛보았네요.
신랑이 마시자마자 맛있다고 했던 원두들이 몇 있었는데 역시 바로바로 기록하지 않으니 기억에서 사라지네요ㅠㅠㅠ
제 기억으론 시그니쳐 로스터스의 하우스 블렌드를 좋아했던 거 같아요. (아마도 텍스쳐? 였던 거 같아요.)
이 때 받은 사은품 컵을 지금 식사 전에 애플사이다비니거 마시는 용도로 엄청 잘 쓰고 있는데ㅎㅎㅎ
랜덤이었는데 갖고 싶었던 녹색 컵이 왔던 럭키비키였어요. 🥰🥰
지금 따로 살고 있는 남동생은 그냥 가성비 커피들을 많이 마시는 편인데 산미 싫어하는 동생도 커피 향을 맡자마자 왜 사람들이 산미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지 알겠다며 극찬했던게 빈브라더스의 벨벳화이트였던 거 같아요.
본가 갈 때 텀블러에 담아갔었는데 하루 지난 커피향인데도 굉장히 극찬을 하더라구요.
표현이 적은 동생인데 굉장히 화려한 미사여구로 극찬을 해서 기억에 남았네요ㅋㅋㅋ
그치만 남매 둘 다 이정도 산미는 아직 좀 힘들다~ 같은 느낌?ㅎ.ㅎ
블랙업커피는 사은품으로 도징 트레이를 주셨는데 요것도 요즘 매일 커피 내릴 때마다 쓰는 꿀템입니다.
월픽하면서 소소한 사은품들이 점점 늘어가네요ㅋㅋㅋ 그치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시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다시 모모스커피로 선회했는데 탄맛이 또 올라오는 거 같아서 고민하다가 도전했는데 만족스럽네요.
지난주에 산 원두가 벌써 다 떨어져가서 오늘 추가구매 하려던 차에 쓰게 된 글인데 커알못의 개인적인 평가이니 이 사람은 이렇구나~ 하고 유하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칠린과 미드센추리를 사볼지, 월픽인 토마토 로즈마리와 칠린을 사볼지, 그냥 칠린과 디카페인을 사볼지 너무 고민이네요.
홈카페의 장점은 언제나 내가 먹고 싶을 때 바로바로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 같아요.
일회용컵 같은 쓰레기도 안 나오고 정말 최고! 다들 행복한 커피생활 하세요 😘